※ MBTI보다 사람과 상황이 우선한다 생각함
※ INTJ의 절대적인 특성이 아닌 주관적 의견임
오늘은 INTJ의 연락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우선 INTJ인 나는 사람들과 연락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중요하고 긴급한 일이 있을 때는(문이 고장 나서 3시간 이상 혼자 갇혔을 때, 말벌과 밀폐된 공간에 단둘이 남았을 때 등) 당연히 살기 위해 연락을 많이 하지만 그 정도 사건이 아니면 평범한 일상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내가 먼저 연락을 보내는 경우는 1년에 우박 내리는 빈도 정도로 드물고 나에게 대부분의 연락은 다른 사람에게 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런 사람에게 친구가 있는지 궁금할 수 있는데 의외로 친구들은 있다. 친한 친구들과의 단톡방의 경우 매년 상반기, 하반기에 1회 이상 연락을 하고있다. 연락의 목적은 주로 만날 약속을 잡는 것이다. 국가비상사태 선포 같은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면 단톡방이 즉각 활성화되기는 했다. 셀카를 찍어서 친구들에게 보낸다던가 뭔가를 하고 있다고 알리는 일은 잘 없다. 하지만 비슷한 행동을 내가 가족에게는 한다. INTJ 성향이 어떻든 사람이 MBTI가 어떻든 나에게 가족은 많은 것에서 예외라고 생각한다.
내가 주로 받는 연락의 유형은 '문제 해결 도움 요청, 질문, 일상 공유, 약속 권유'등이다. 문제 해결 도움 요청이 비교적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조력자, 경험자, 현직자 등의 입장에서 도움을 주기를 바라는 연락이 온다. 도움을 요청하는 상대가 나와 가까운 사이거나, 나에게 도움을 준 적이 있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편이다. 가끔 너무 답답하거나 하면 그 사람의 문제 자체를 직접 해결해주려 하는데 이런 부분은 나의 취약성이 될 수 있어서 앞으로 자제하려 한다. 다른 사람의 삶에 개입하고 싶지 않아 졌기 때문인 것도 있다.
선 연락으로 질문을 하는 케이스는, '잘 지냈어?'같은 건 괜찮다. 하지만 주로 저 인사가 내용이 도움이나 부탁으로 이어지는 패턴도 있어서 달갑지 않을 때도 있다. 참고로 학생 때부터 가끔 나에게 당연하다는듯이 본인이 필요한 정보를 물어보는 애들이 꽤 있었는데 정말 이해가 안 갔다. 나는 그 애들한테 궁금한 것도 없고 얻을게 전혀 없는데 평판 유지라는 빈약한 이유로 그런 것들에 응해줘야 하는 게 좀 짜증 났다. 이야기가 다른 길로 샜지만, 아무튼 그렇다. 내가 받았을 때 기분이 좋거나 두근두근한 질문도 있을까? 맘대로 생각해 봤다.
예) 저번에 네가 말했던 책 나도 읽어보고 싶은데 제목이 뭐야? 지금 서점에 와있어.
(그냥 책만 물어보면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서점에 와서 직접 산다거나 당장 읽는 느낌이면 좋다.)
예) 나중에 민간 우주여행 상업화되면 너도 갈 거야? 찾아봤는데 재밌겠더라.
그리고 나에게 일상 공유를 하는 건 뭐가 있을까. 오늘 뭘 먹었고 어디에 갔고 누구랑 만나서 뭘 했고 이런 걸 나에게 공유하는 연락이 가끔 온다. 나는 웬만하면 다 반응을 해준다. 아마 상대방 입장에서는 내가 딱히 연락을 할 구실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 이야기를 해서라도 다가가려 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큰 흥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그래도 '와 진짜 예쁘다', '맛있겠네요' 이런 식으로 답장은 하는 편이다. 내가 너무 심심하거나 나도 상대와 친해지고 싶은 경우 가끔 나도 음식 사진을 보내거나 뭘 하고 있는지 답장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답장이 너무 기다렸다는 듯이 긍정적이고 좋으면 그건 좀 부담스럽다.
약속 권유는 친구들이 내 성향을 알아서 그런지 '가고 싶지 않으면 편하게 말해줘!', '부담스러우면 안 가도 돼' 이런 식으로 충격을 덜 받게 권유해 주는데 그럴 때는 시간이 맞으면 70% 정도의 확률로 수락한다. 참고로 충격이라는 건, 말 그대로 약속이 생기면 외출을(특히 주말 외출)을 해야 하고 외출은 나에게 일종의 충격을 주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도 이 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완화되고 있다.
이제 INTJ 연락 빈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나는 개인적으로 신년인사 같은 홀리데이를 축하하는 연락 정도는 괜찮은 것 같다. 그러니까 1년에 5번은 되지 않을까? 5번도 좀 많은 것 같다. 이건 농담인척하고 본심을 말한 거고, 암튼 매일 연락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연인이든 친구든. 내가 상대방으로부터 연락이 안 온다고 조급해하거나 적극적으로 연락을 하는 때는 주로 만날 약속을 앞두고 서다. 목적지까지의 경로도 확실히 해야 하고 이동 시간도 계산해야 하는데 상대와 연락이 잘 안 되면 불안한 마음이 든다. 만약 불안한 마음을 넘어서면 만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좋게 둘러대며 약속을 취소한다.
내 연락 빈도는 1년이든 5년이든 상대방이 잘 지내고 있다면 연락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고 어쩌다 오랜만에 이어져서 대화를 하다가 한 번 만나면 어제 봤던 것처럼 친밀감을 느끼고 그런 느낌이다. 참고로 나는 호감이 있는데도 그와는 별개로 오랜 기간 연락을 안 할 수 있다. 오히려 매일 연락해 봤자 다들 비슷하게 살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재가 빨리 고갈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락 속에서 호감이 사라지는 포인트를 발견할 바에는 대화를 안 하고 상대를 (자세히는 모르지만) 괜찮은 사람으로 남겨두고 싶다.
연락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이다. 지금도 답장해야 되는 거 몇 개 있는데 답장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 일단 내버려두려 한다. 블로그 쓰는 게 더 재미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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